...달리기 말고...게임 속도 말이야...

게임 하루이틀 하는 것도 아니고, 후딱 끝낸다고 누가 상주는 것도 아니긴 하지만...
자칫 지루해 질 수도 있고, 오래 가면 갈수록 턴랙 때문에 (플레이어 본인이) 죽어가니까 보통이나 그보다 빠른 속도를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항상 마라톤으로만 한다. 쾌적함을 위해 택하는 것은 지도 크기의 축소 뿐...하긴, 그래도 어지간하면 대형을 선택하지만.

마라톤의 장점...이랄까,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가 가지게 되는 이점을 강조해 보겠다.

1. 기술 전쟁
두가지 의미인데...
①기술이 앞서가는 경우의 이득을 좀 더 오래/많이 본다는 것과...
②상대적으로 발전된 유닛의 사용 효과도 길어진다는 점이 있다.
전자의 경우야 뭐...연구 속도가 차이가 나면 날수록 더 심해지지. 게임 안하는 사람도 예측 가능할 수준...
후자의 경우는 약간의 설명이 있어야 할 터인데(물론 문명 달인들이야 역시 당연히 예측 가능하지만),
 게임 스피드와 도시간 간격(아군 도시끼리든, 적 도시까지든)은 완전히 무관한데,
 아군이 기술 발전에 힘을 쏟아, 막상막하인 라이벌 문명과의 싸움에서 한단계 높은 유닛의 개발에 성공했다고 치자.
 당연히 이녀석을 생산하든, 전직시키든 해서 빨리 전선으로 보내고 싶을 터인데...
 해당 기술의 개발이, 일반 기준으로 최소 10턴은 더 있어야 상대도 개발을 완료한다고 가정하면, 마라톤에서는 최소 30턴이 걸릴 것이다.
 그런데...적 도시까지의 거리 및 유닛 자체의 이동 속도는, 게임 스피드와 완전히 무관하니까...
 극단적으로, 고급 유닛이 위력을 발휘하는 시간은 해당 거리를 극복하고 전선까지 도착하는 시간을 빼야 되는데,
 그게 최소 5턴 정도 걸린다고 하면...일반에서는 상대적으로 이득을 보는 시간이 5턴 뿐임에 비해, 마라톤은 25턴 씩이나 된다는 얘기지.
당연히, 역으로 계산되면...기술 전쟁에서 패배하는 쪽의 경우, 극복하기가 더 힘들다는 얘기가 된다.
다만, 이쪽이 더 재미있지 않겠어? 기껏 신병기 개발에 성공해서 네놈들은 이제 다 죽었어~ 하고 의기양양하게 전선으로 보내놨더니...
오옷 우리도 막 개발했지롱...이럴 때, 짜증이 용솟음 치겠지...

2. 저급 유닛의 효율성
문명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란체스터의 법칙이 정말 처절할 정도로 정확하게 적용되는데...
피떡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상대를 격파하는데 성공하는 경우의 이득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때문에 후퇴 계열 승급도 유용한 것이지)
all of nothing...이긴자가 모든 것을 갖고, 진자는 아무 것도 없는 상태...
쉽게 말해서, 유닛의 체력이 단 1만 남아 있다 한들, 살아만 있다면 다시 후방으로 보내던가 하여 회복을 시킬 수 있을 터인데,
이 회복에는 시간 외에 어떠한 노력이 필요 없다...
살아있다는 것은 또한, 경험치를 획득한 유닛이라는 이야기라, 이것이 회복하여 전투에 재투입 되는 경우, 이길 확률(=또 살아남을 확률)이 올라간다는 의미로,
부익부 빈익빈이 가속된다는 소리인데...
따라서 군대에는 숫자는 물론이요 질적으로 높은 수준까지도 동시에 요구된다. 이기면 장땡이니까...
그런데, 그럼 숫자가 많은 것은 그냥 잉여해 지지 않느냐...?
적어도 문명4까지는, 한 지형에 유닛이 스택을 이루고 있으므로, 그렇지는 않지. 처절하게 약한 놈이라도 아까 싸웠던 그놈과 다시 싸울 수 있다면(보통 힘들지만), 아군의 원수를 갚아줌과 동시에, 적의 유능해질 지 모르는 유닛을 없애고, 나아가 자신의 가치를 올릴 수 있다. 그러니까 전투에서 고급 유닛과 저급 유닛이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얘기지. 뭐 고급 유닛이 먼저 나서고 나중에 저급 유닛을 투입하든, 저급 유닛으로 깎고 고급 유닛으로 마무리를 하든 그거야 본인의 전투 성향에 달렸겠으나...
①게임 스피드가 빠를 경우...도시에 망치가 일정 이상이 된다면...도시의 망치량에 따라, 일정 수준까지는 죄다 동일한 턴(1턴)에 생산될 수 있다.
그 얘기는...저급 유닛의 경우 생산할 가치가 사라진다는 의미가 되지. 한턴에 망치 60이 나오는 도시에서 유닛을 생산한다면, 망치 50필요한 유닛이나 25필요한 유닛이나 어차피 한턴에 하나밖에 안나올 테니까, 25짜리를 뽑는 것은 바보짓이 된다는 얘기다. 이것은 적에게도 마찬가지고 적용이 될 것이고...각자 어느 정도 수준에 달한 도시들을 보유한 상태에서, 도시의 턴당 망치 생산량보다 훨씬 적은 망치를 요구하는 저급 유닛들은, 자취를 감추게 된다.
②게임 스피드가 느릴 경우...역시 도시의 망치 생산량에 변화는 없겠지만, 유닛들의 필요 망치량은 늘어나서, 저급 유닛도 한턴에 생산하는 것이 곤란해 지기도 한다. 이럴 경우, 전선에 유닛을 제때 공급해 주려면 역시 대부분의 도시에서는 저급 유닛을 생산해야 된다.(수도같은데서야 고급 유닛을 지원할 수도 있겠지만) 생산 가속을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이 경우 저급 유닛을 뽑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나 차이가 안나니까.(게다가 생산 가속이 금을 쓰는 게 아니라면...) 당연히 꼭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전선에서 필요한 유닛만큼만 할 수도 있을 거고...고급 유닛과 저급 유닛이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얘기가 되지.

3. 다양한 이벤트
이벤트는 뭐 조건이 하도 다양하니까 일어나는 것 자체는 자기 재수에 달린 거지만...
그래도 시대 발전이 느린 경우, 더 많은 이벤트를 볼 수 있다.
게임을 오래 하는데 당연한 거 아니냐고? 이런, 물론 그것도 포함은 된다만...
시대라는 것이 있지. 보통은 기술 개발 단계에 따라 점점 발전해 가는 모습의 반영인데...당연히 기술 개발이 느릴 수록, 시대도 천천히 발전한다 이거야.
그런데, 시대에 따라 바뀌는 것들에는 당연히 조건도 들어가거든...
자원이 쇠퇴하거나 새로 발견되기도 하고, 건물을 더이상 쓸 수 없게 되기도 하는 등,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차이가 나는데,(따라서 속도가 빠르면 좀더 최신의 것을 일찍 보게 되겠지만, 반대로 얼마 쓰지도 못하고 사라지는 것들도 있다는 얘기가 되잖아. 느리면 그 반대일 것이고...) 특정 시대 이후로는 못 짓는 원더 같은 것은, 이럴 때 복장 터지게 한단 말이야. 그렇다고 일부러 기술 발전 속도를 늦추기도 좀...빡치면 에디트로 쇠퇴라는 개념 자체를 없애기도 하지만--; 그거야 에디트의 영역이고...
이벤트도 이런 식으로, 특정 시대에서만 이벤트가 발생하는 것들이 많다 이거지. 물론 조건 된다고 꼭 일어나는 것들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인데...
이벤트별로, 조건이 맞을 경우 발생 가중치라는 것이 있어. 이것이 높으면 조건이 갖춰졌을 경우 턴마다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는 거야.(내부적으로 0~10000정도인가? -1이면 조건 만족시 다음턴에 바로 발생) 당연히 조건을 맞추고도 발생 안하던 이벤트가 있었는데...그게 시대가 지나갈 때까지 발생 안하면? 그 이벤트는 못보는 거지.
이게 게임 스피드가 느리다면...가중치 따지는 횟수도 늘어날 터이니 그만큼 다양한 이벤트를 겪어볼 수 있다는 얘기가 되잖아. 뭐 적도 그렇지만...아무래도 알고서 일부러 도전하는 플레이어들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
아, 당연하게도 맵 로딩시 이벤트 적용 확률과는 완전히 무관하니 특정 이벤트를 꼭 보겠다...와는 좀 거리가 있을 수 있겠네.


조약 유효 기간 같은 게 더 길어진다던가...하는 것들은 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도 있으니까...
문명을 엔딩보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위에 제기된 것들은 하나도 장점이 아니지. 장점 축에도 못들어 가는 거겠지.
그런데...이미 문명하신 경우는...그저 문명에서 화면 띄워놓고 몽롱한 눈을 한...엔터키 중독자들이잖아. 그런 경우 지루함이 단점은 될 지언정, 저런 장점 때문에 마라톤 선호하지 않나? 아예 시간 소모가 두려워서 문명을 잡지 않는다면 모를까, 일단 잡으면 오래 하고 싶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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